그나마 그쪽과 만나는 순간만큼은 지금이었어. 그런데 그쪽도 없는 채로 뭐든 하라고? 저기요. 그럼 저기 저 비어 있는 객석이라도 치워 주든가.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있을 거라고 믿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로 막 송출해 주었고. 또 또 또 10개월 시간이 흐르니 우리가 하고 있는 걸 미리 찍어서 보내 주면, 이미 재현인 그것의 재연 장면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거 잘해 봤자 재현될 수밖에 없어도, 그걸 뚫고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 그때 했던 주어진 말들만 손에 쥐고 있지만, 지금 그걸 뚫고 하고 싶은 말 그 한마디 위해, 이거 결국은 또 실패한다 해도 그 단 한마디 말을 하면 재현 속 재연을 구현한다 할지라도 그 인물이 그 말을 통해 유령이 되지 않을 수 있다니까. 한편 함께 실패하기로 해서 부러 망할 수 있는 이런 말들을 했던 했던 그 시간.
구자혜,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워크룸 프레스
그나마 그쪽과 만나는 순간만큼은 지금이었어. 그런데 그쪽도 없는 채로 뭐든 하라고? 저기요. 그럼 저기 저 비어 있는 객석이라도 치워 주든가. 어디선가 우리를 보고 있을 거라고 믿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로 막 송출해 주었고. 또 또 또 10개월 시간이 흐르니 우리가 하고 있는 걸 미리 찍어서 보내 주면, 이미 재현인 그것의 재연 장면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이거 잘해 봤자 재현될 수밖에 없어도, 그걸 뚫고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 그때 했던 주어진 말들만 손에 쥐고 있지만, 지금 그걸 뚫고 하고 싶은 말 그 한마디 위해, 이거 결국은 또 실패한다 해도 그 단 한마디 말을 하면 재현 속 재연을 구현한다 할지라도 그 인물이 그 말을 통해 유령이 되지 않을 수 있다니까. 한편 함께 실패하기로 해서 부러 망할 수 있는 이런 말들을 했던 했던 그 시간.
구자혜, 『그로토프스키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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